복효근, <문심당에서>
문신당 한의원얇은 천으로 된 칸막이 안에 누워 침을 맞는데옆 칸에서 누군가 방귀를 뀐다처음엔 무심코 나온 듯한 소리가두 번째 세 번째는 소심하게 조신하게 조심스럽게 들려온다침을 다 맞고 나와 간호사를 기다리는데마침 그쪽 칸막이도 걷힌다서른 초반이나 되었을 고운 여자다눈이 마주치자 그쪽은 아무 일 없다는 표정인데나는, 나만 얼굴이 달아오르고눈 둘 데가 없다제 에 길!의원 양반에게 이런 성격에 맞는 침 있으면 놔 달라고 하고 싶었다 - 복효근, 복효근 시인(1962년 전라북도 남원 출생)은 전북대학교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91년 계간 『시와시학』을 통해 등단하였습니다. 이후 편운문학상 신인상,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문단에서 주목받는 시인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