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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는 바늘쌈질을 한 섬이나 지고 섰지만
해진 구름 수건 한 장을 다 깁지 못하고
참나무는 도토리구슬을 한 가지 쥐고 있지만
다람쥐와 홀짝 내기에 언제나 진다
눈 어둔 솔새가 귀 없는 솔잎 바늘에
명주실 다 꿰도록
셈 흐린 참나무가 영악한 다람쥐한테
도토리 한 줌 되찾도록
결 봄 여름 없이 달이 뜬다
반칠환, <언제나 지는 내기>
현대를 사는 우리는 늘 치열한 경쟁속에 있다.
누군가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루저가 되면 어둠에 갇힌다.
칠흙같은 밤에도 달빛은 여전하다
말없이 모든 존재를 조명한다
오늘도 누군가는 나를 지지해 주고 있다
오늘 밤에도 별은 바람에 스치우지만
나에게 주어진 길을 가야겠다
반칠환 시인 약력 및 작품세계
1. 약력
- 출생: 1956년, 경상북도 김천
- 학력: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 경력:
- 시인, 문학평론가로 활동
- 한국작가회의,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 다수의 문예지 및 신문에서 시 창작 및 평론 활동
2. 대표작
- 시집
- 《당신은 우는 것 같다》 (1991)
- 《지상의 한 지점》 (1995)
- 《순례》 (2000)
- 《슬픔의 뼈대》 (2008)
- 《우포늪 왁새》 (2017)
- 산문집
- 《시는 넘어진 자리에서 피어난다》 (2013)
3. 작품세계
반칠환 시인의 작품은 삶과 죽음, 자연과 인간, 고통과 치유 등의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사회적 현실과 개인적 감성을 조화롭게 녹여내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시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요 경향이 나타난다.
- 서정성과 현실성이 조화된 시 세계
- 개인적 감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하여 현실을 시적으로 형상화함.
- 특히, 삶과 죽음의 경계를 성찰하며 존재론적 문제를 탐구함.
- 자연과 생명의 순환에 대한 관심
- 우포늪, 나무, 새, 강물 등 자연을 상징적으로 활용하여 인간의 삶을 비유적으로 표현함.
-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통해 생명의 근원적 의미를 탐색함.
- 고통과 상처에 대한 따뜻한 시선
- 인간의 아픔과 상처를 직시하면서도, 그 속에서 희망과 치유를 발견하려는 태도를 보임.
- 일상의 작고 소소한 순간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섬세한 언어가 돋보임.
반칠환 시인의 시는 섬세하면서도 단단한 언어로 인간의 삶과 존재를 탐구하며, 현실과 이상을 아우르는 깊이 있는 시 세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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