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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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도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윤동주, <길>

 

윤동주 시인

1. 약력

  • 출생: 1917년 12월 30일, 중국 만주 지린성(길림성) 화룡현 명동촌
  • 본명: 윤동주(尹東柱)
  • 학력:
    • 명동소학교, 은진중학교(평양), 광명학원(용정)
    • 연희전문학교 문과(현 연세대학교) 졸업
    • 일본 리쿄(立教)대학, 교토 도시샤(同志社)대학 유학
  • 사망: 1945년 2월 16일,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옥사)

2. 대표작

  •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 사후 간행)
  • 대표 시:
    • 〈서시〉
    • 〈별 헤는 밤〉
    • 〈자화상〉
    • 〈쉽게 쓰여진 시〉
    • 〈참회록〉
    • 〈또 다른 고향〉
    • 〈십자가〉

3. 작품 성향

  • 민족적 저항과 현실 인식
    •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식민지 현실을 반영하는 저항 의식이 내재됨.
    • 직접적인 저항보다는 내면적 성찰과 윤리적 반성을 통해 표현됨.
  • 기독교적 세계관과 도덕적 성찰
    • 크리스천으로서의 신앙이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침.
    • 죄의식과 참회의 정서가 강하게 드러나며, 도덕적 완성을 추구함.
  • 서정성과 순수성
    • 자연과 우주(하늘, 바람, 별) 등을 배경으로 한 맑고 순수한 언어를 사용.
    • 개인적 감성과 민족적 현실이 조화를 이루며, 서정적이고 사색적인 분위기를 형성함.
  • 자아 탐구와 내면적 고뇌
    • 〈서시〉, 〈자화상〉, 〈쉽게 쓰여진 시〉 등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와 내면의 갈등을 탐구.
    • 인간으로서의 도덕적 책임과 양심의 문제를 끊임없이 고민함.

4. 윤동주 문학의 의미

  •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순수한 언어와 내면적 성찰을 통해 저항 정신을 드러낸 시인.
  • 독특한 감수성과 서정성을 통해 한국 문학의 대표적 서정시인으로 평가됨.
  • 민족문학과 기독교적 인식, 철학적 사유가 결합된 작품 세계를 구축하여 현대 한국문학에 큰 영향을 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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